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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기] 자아성찰(自我省察) :: 2006.06.10 20:24

토요일 오후. 쉬는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정오는 넘겨야 눈을 뜬다. 예전엔 이런 게으름에 대해 행복이라 여겼다. 

자고싶은 만큼 자는 것 만큼 즐거움을 주는 것도 많지 않으니까 말이다.

눈을 뜨고 빵 한 조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TV를 켜니 케이블에서 "협회장배 품새대회" 방송해준다. 태권도사범으로써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방송이었다.

그동안 겨루기 대회에만 치중하던 태권도계가 최근 몇 년사이 태권도 활성화와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한 태권도 보급을 위하여 품새대회 쪽으로도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서 급진적으로 품새학과와 품새 선수도 양성되고 있다고 들었다.

평소에 품새만큼은 자신있어하던 나는 오늘 경기방송을 보면서 가슴이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일반부부터 시작하여 초등부까지... 과연 내가 그들과 품새를 겨루었을 때 이길 수 있을까하는 생각속으로 빠져 들었다.
멍~하니 TV만 주시하다가 기술적으로 내가 하지 못할 부분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수련의 부족함을 깨닳았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만큼인데 나는 왜 지금까지 저들만큼의 시연을 보이지 못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속에서 말이다.

1993년으로 기억하고 있다.
태권도장에 보내달라고 조르고 조르다 체념하고 있다가 어버이날엔가 태권도장에 보내주면 말 잘듣는 아들이 되겠다는 편지를 썼더니 다음날 바로 엄마는 동네의 유명 도장으로 데리고 갔다.
내 의지로 시작한만큼 재미도 붙이고 열심히해서 흰 띠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인정받는 수련생이 되었다.
빨간 띠 때 혼자 옆차기 연습하고 있는데 관장님이 잘 한다면서 칭찬해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하다.
그리고 어느날 수련을 마치고 집에가는데 이제 몸이 많이 만들어졌다면서 칭찬의 말을 해주시던 기억도 선하다.
존경해마지 않던 관장님의 그 두 번의 칭찬은 나의 훗날을 이렇게 바꿔 놓았다.

태권도 5단, 태권도지도사범, 태권도 수련 13년이 나에게 가져다 준 선물이다.
하지만 과연 나는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을만큼의 노력을 했던가.....
대학 태권도 동아리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얄팍한 지식으로 그것도 못하냐고 큰 소리만 치고 있지는 않았는가.....
태권도 교본에 나와 있는 태권도 지도자의 자질 중에 '탁월한 태권도 구사 능력'의 소유자인가 말이다.

태권도를 지도자로써 오늘 태권도 품새대회에 출전한 많은 어린 수련생들보다 정확하고 멋지게 품새를 구사할 수 없음을 반성한다.
그 어린이들보다 못할 이유가 없음에도 그들보다 못하다 여기는 것은 노력하지 않았다는 말로 밖에 풀 수 없지 않겠는가....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져본다.

자아성찰(自我省察)
자기(自己)의 마음을 반성(反省)하여 살핌
自 스스로 자
我 나 아
省 살필 성, 덜 생
察 살필 찰

오래전 일기 - 200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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