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품새 안녕하십니까? :: 2014.02.08 02:49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도장에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칠 것이다. 간간이 인성교육도 하고 재미난 폭탄 피구도 하고 아이들에게 농담과 칭찬을 던지며 학부모에게 키가 크게끔 운동시키겠다는 감언이설을 뱉으며 적지 않은 수입으로 크게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


그러다 문득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에 빠져 버렸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복잡한 태권도 품새를 가르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서부터 시작해서 품새 동작 하나하나가 정말 쓸모없는 동작처럼, 그저 모순덩어리 처럼 보이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예전에는 교본을 수없이 반복해서 읽으며 품새 동작의 용어를 외우고 다양한 품새 서적을 보면서 품새를 이해하려 공부했고 강습회를 다니며 품새 수련에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품새를 하면 할수록,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이건 뭔가 오류투성이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것이 승단심사 외에 그렇게 시간을 투자해서 가르치고 수련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복잡함 들은 얽히고설켜 마침내 태권도가 외치는 무예, 무술, 무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 마음을 갈고 닦는다.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 이 모든 말이 공허하게 느껴졌다. 나는 어쩌면 태권도, 인성교육을 운운하는 사기꾼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으로까지 치달았다.


아~ 수개월에 걸친 고민과 복잡한 심경을 어찌 여기에 다 풀어낼 수 있겠는가….


주변에 사범들과 얘기를 나눠보려고 둘러보니 내 속을 뚫어줄 만한 인물은 없어 보이고 한 날은 국기원의 꽤 위치 있는 분에게 물으니 품새 규정을 얘기할 뿐 이해되는 답변은 없었다.


나는 태권도를 30년 동안 하고 6단이고 이제는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데 부끄럽게도 태권도를 잘 모르겠다. 갈수록 의문은 커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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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동사범 | 2014.02.08 13:3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태권도 지도자가 되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내가 좋아하는 태권도를 나만의 지도철학과 태권도 철학으로

    수련생들에게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무도가 무엇이냐고 대답하지는 못하지만

    , 가장 좋아하는 무도가 무엇인지는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기에 전 태권도가 좋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태권마

    루님 처럼 태권도에 대한 공부와 수련을 미비하나마 꾸준히 하면서 하나씩 이해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늦게 사범 생활을 시작한 탓에 품새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겨루기 역시 선수 출신이 아니기에 어떻게

    전술적으로 지도해야하는지 득점 발차기에 어떤 것이 더 유용한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 인터넷을

    통해서 지인 관장님 및 사범님들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하나씩 저만의 스타일로 태권도 지도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혼자서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면 태권마루님 처럼 나 이외에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정작 그럴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더 네이버 지식in에서 답변을 많이 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확연한 결과를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지도한 제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태권도 지도자의 길이

    더 아름답게 보여지는 그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져 봅니다. 늘 노력하시는 태권마루님의 멋진

    태권도 지도자의 길을 기대하겠습니다. ^^

  • tkdhwarang | 2015.01.30 02: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래된 글이네요 ..
    안녕하십니까 태권도교육자 입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많은 수련을 하진 못했지만 저또한 저러한 생각으로 몇년을 고뇌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태권도는 무도라할수 없는 스포츠형놀이운동정도... ( ? )
    실질적인 무술에 대한 정신 철학같은. .무도에 근본이 잘 보이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실용적인 태권도 기술 품새실전호신술 등..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앞으로의 태권도란 어떤 의미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지도되고 교육되어야 할지 아직도 이만저만 고민이 많이 있습니다.
    태권마루님께서는 좋은 대안을 마련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지나가던길에 마음이 닿아 몇자 적어 인사드리고 가겠습니다. ^^

  • 가을나비 | 2015.06.24 16:2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진정 무도를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한 번이라도 그러한 고민과 방황에 허우적거렸던 적이 있을 겁니다.

    저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우리가 그토록 투자하는 시간에 비하는 만큼 과연 현 태권도 품새가

    그 만한 가치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실질적인 활용도가 높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헛점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무도란 무엇인가, 그러한 우리의 지침이 되는 철학적 길로에 너무도 괴리되는 여러 체계를 보게되면

    의지도 떨어지고 힘이 빠지곤 합니다.

    각자 여러 선택 방향이 있지만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김사부 | 2017.07.30 21: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래된 글에 답글을 달까 고민하다 몇자 적어봅니다.
    그만큼 생각이 드는건 그만큼 했기때문이 아닐까요?
    열심히 하다보니 현재는 이렇다? 이정도?
    더 오래 수련하고 더 오래 가르치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은 답을 찾을수 있을거같습니다
    어떤 사범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태권도는 바다와같아 그 깊이를 알수없다
    저도 그깊이를 알고싶으나 아직 저또한 이만큼하다보니 이정도? 안다..ㅎ 그것뿐입니다
    정확히 이거다라고 답하는건 참 어려운 일같습니다
    하다보면 분명 지금보다 더 발전한 태권도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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