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의 낡은 도복과 띠가 그립습니다. :: 2007.12.16 20:03

얼마전 공인 태권체조 강습회에 다녀왔다.
이날 대한태권도협회에서 파견된 강사들의 열정적인 강의를 보고 감탄해 마지않았고, 젊은 사범들 틈에서 도복 입고 구슬땀 흘리는 환갑은 넘어 보이는 어느 관장님을 보고 또 한 번 느끼는 바가 많았었다.

이런 자리에는 으레 협회 임원들이 찾아와 마이크를 잡기 마련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했을 것이고, 지금은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고마운 분들이다.

하지만, 난 이들이 도복을 입은 모습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
태권도대회, 승품단심사장 등 태권도인들이 모이는 곳이면 자주 뵐 수 있는 분들인데 늘~ 복장은 말끔한 양복차림 아니면 생활한복이었다.

공식석상에서의 예의라고 할 수 있으나 태권도인들이 모이는 장소에 태권도인으로서 도복을 입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신뢰감, 일체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미 태권도장 내에서도 관장이 도복이 아닌 트레이닝복 차림이나 평상복 차림으로 있는 곳도 볼 수 있다는 것은 의외의 일이 아니다. 물론 사범을 두고 운영하는 곳이겠지만...

이것이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태권도 원로들이 도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가끔은 함께 땀 흘려 준다면 후진들이 보고 따를 것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귀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어린 수련생의 수가 급감하면서 성인 태권도 쪽으로 눈이 돌아가는 실정이다.
스포츠/운동으로서의 태권도와 함께 무도로서의 정신적 측면을 강조한 태권도를 보급해야만 성인층도 공략할 수 있을지언데 사회인들이 이제 갓 20살을 넘긴 어린 사범들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단지 운동만 하는 곳이라면 이미 태권도장이 아니지 않겠는가... 운동만이 목적이라면 성인들은 헬스장이나 공원으로 나가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수련생들은 나이 많은 관장님의 화려한 발차기보다 기품있고, 세월의 흔적이 벤 남루해진 도복과 낡은 띠를 더 보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

요즘 태권도 선수들은 도복보다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하며, 태권도장의 어린 수련생들도 도복보다는 단체복을 즐겨 입는다.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작 도복을 입어야 할 나이 지긋한 태권도 지도자들조차 도복을 벗어 던진 마당에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도복 입고 발차기하는 관장님의 모습이 그립다.
높고 화려한 발차기는 아니지만 절도 있고, 정확하여 날카롭기까지 하던 관장님의 발차기가 그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故 이행웅 ATA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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