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과 원리원칙 :: 2007.12.14 01:27

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원리원칙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한다.
어떤 일에건 융통성이라는 것도 원리원칙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나의 행동은 물론 사고까지 배워가는 아이들에게 어설픈 융통성을 발휘했다가 그런면까지 배워가지 않을까 하는 조심에서 원리원칙주의를 고수하려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승급심사에서 나는 철저히 원칙에 따른다.
모르긴 몰라도 99%의 도장에서는 승급심사에서 수련생들을 불합격시키지 않는다.
대부분이 통과하는 승급심사에서 불합격하게 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 자신감 상실, 흥미도 저하등의 이유로 퇴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칙을 고수하며 승급심사를 6개월 가량 실시해왔다.
점점 불합격자 수를 늘려가고 있으며... 심사기준도 까다롭게 바꿔가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승급심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매 시간시간마다 생활태도 점수에서 감점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승급심사에 적용되는 항목들에 대하여 원칙을 고수했기에 아이들은 그것에 맞추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같은 색의 띠를 세 달째 두르고 있는 아이도 생겨나고 있다.
심사에 불합격한 아이가 도장에 가기 싫어한다며 학부모들로 부터 항의도 들어온다.
그 때마다 나는 학부모에게 다른 아이들은 정해진 기준을 넘었기에 합격한 것이고, 정해진 기준치에 미달하였기에 당연히 불합격시킨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설명해준다. 그렇다면 학부모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도장운영의 목적이 그 무엇이라도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떤면에서는 최우선시 되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 도장에서 나는 직원(사범)일 뿐이니 개인적인 철학에 의해 수익성이 밀려나서도 안되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승급심사에서 조차 불합격하지 않기를 바랄것이다.
옆집 아들은 합격하는데 자기 자식이 불합격이라면 누가 좋겠는가~
아이들의 일에 적극적인 학부모들은 곧바로 도장으로 전화한다. 왜 불합격이 되었냐고.....
그들이 몰라서 전화했겠는가~ 심사표에 다 나와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과연 그러한 부모들과 불합격한 아이들의 바람에 호응해 주어야 하는 것인지~ 원리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것인지 요즘 고민스럽다.
사실 아이들에게 3번씩이나 불합격을 통보할 때는 나도 미안할 지경이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지도자의 책임도 있으니 말이다.

어느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 선을 긋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세상은 참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하고 표현하는 것이 힘든 것 같다.

그래서 방학인 8월 한 달에는 기존의 심사방식으로 불합격된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다른 심사방식을 택할 생각이다. 학부모들이 직접 자녀의 생활태도를 가지고 점수를 매겨 그것을 바탕으로 심사 결과를 나눌 예정이다.
비교적 이행하기 쉬운 항목을 심사항목으로 선택하면 불합격자도 줄어들 것이고, 설령 불합격자가 나오더라도 부모가 직접 채점한 것이기 때문에 항의받을 일도 없을테니 말이다.

이런 일들로 지도라는 것은 자신만의 철학만으로 할 수는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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